지난 7월 19일, 나는 부산 구덕야구장을 찾았다. 그곳에서는 "제61회 화랑대기 전국 고교야구대회"가 치러지고 있었다. 평소 야구에 관심이 많은 나는 얼마전 고교야구 리그제 도입에 관한 기사를 접하고 과연 우리나라 고교야구의 현실은 어떠한지가 궁금했던 차에 휴일을 맞아 야구장을 찾게 되었다. 이날은 8개팀 4경기가 치러지고 있었다. 입장료는 4,000원.
| 고교야구, 황금기는 끝났다? |
우리나라에 프로야구가 창설되기 이전 야구의 꽃은 단연 고교야구였다. 그당시만 해도 고교야구 중계가 많았고, 자신의 연고와 자신의 출신학교를 응원하며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기도 했었던 적이 있었다. 덩달아 고교야구 스타들이 실업야구로 진출하면서 실업야구 또한 황금기를 맞았다. 1982년, 해태 타이거즈, 삼미 슈퍼스타즈,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MBC 청룡, OB 베어즈 등 6개팀으로 대한민국에도 프로야구 리그가 만들어지게 되었고, 고교야구선수는 물론, 실업선수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프로야구는 우리 국민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스포츠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때부터 각 방송사의 중계도 프로야구 중심으로 꾸려졌고, 반대로 고교야구와 실업야구는 찬밥신세가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있었던 관중도 줄어들게 되었고,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점점 잊혀져가게 되었다. 물론, 야구에 대해 깊은 이해와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야구도사 재야고수들은 고교야구던, 실업야구던, 프로야구던 가리지않고 지금도 관람석을 조용히 메우고 있다.
| 고교야구, 리그제 도입 배경 |
얼마전 기사에 고교야구의 리그제 도입이 추진중인 것으로 보도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고교교육정상화 차원에서 고교야구선수들도 수업을 할 수 있게 하라는 지시를 하면서 대한야구협회에서 내놓은 방안이다. 현재 전국체전을 포함해서 9개의 대회를 2개의 대회로 줄이고, 주말리그제로 운영하겠다는 취지다. 이는 고교축구의 리그제 도입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은데에도 큰 영향이 있다.
앞으로 학원스포츠의 체계가 이러한 식으로 운영된다면 아무래도 학습차원에서는 좋은 방안이 아닐까 생각된다. 다만, 대회 성적만으로 진학과 프로야구에 스카웃되는 현실을 놓고 볼 때, 대회가 줄어든다면 당연히 선수를 둔 학부모의 반대는 물론, 선수개인의 평가에도 분명히 역효과는 있을거라고 보인다. 그렇다고 아주 나쁘다고만은 볼 수 없을 것이다. 리그제를 도입함으로써 약체인 팀의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고, 기회부여도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약체인 경우 대회에서 단 한게임만 하고마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에 정작 실력있는 선수의 기회마저 무산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프로야구나 대학으로 가지 못하는 경우의 선수가 학업부족으로 인한 제2의 인생을 설계하지 못하는 문제점도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리그제 도입에 있어서 다른 문제점은 없는 것인가?
| 고교야구, 열악한 현실 |
우선, 제일 큰 문제점은 경기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내가 갔던 부산구덕야구장에서만 하루에 4게임이 치러졌다. 그나마도 장마통에 게임이 순연되어 일정이 빠듯하다는 관계자의 얘기였다. 지금 프로야구계에서는 돔구장 건설에 말들이 많다. 물론, 올림픽 우승에, WBC 2회연속 4강이상 진출을 했던 야구강국 대한민국에 돔구장 하나 없다는게 말이 안될 법도 하지만, 프로야구 꿈나무, 더 나아가서 대한민국 야구의 미래를 짊어질 선수를 육성하는 고교야구의 겨룸의 장이 이렇게나 부족해서야 되겠는가. 경기장 뿐만이 아니다. 부대시설은 그야말로 기대이하수준이다. 다른 구장은 사실 안 가봐서 잘 모르겠지만,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한 구덕운동장은 그러했다. 구덕운동장은 한 때, 롯데자이언츠의 홈구장이기도 했었다.
수지타산이 맞지않아 매점도 운영을 하지 않는 상태였고, 화장실도 턱없이 부족한 숫자였다. 뙤약볕을 피해 중앙좌석에 자리잡은 관중은 대부분이 선수 가족들이었다. 자리가 불편해 중앙좌석으로 자리를 옮기는 일반 관중도 있었다. 이런 와중에 내 눈에 들어온 신기한 곳이 있었다.
이곳은 중계석과 스카우터가 있는 부스다. 에어콘이 가동되고 있었고, 발 올리고 편하게 관람하는 모습(스카우터로 보였다.)이 뙤약볕에서 관람하는 관중의 모습과 대조적이어서 더욱 씁쓸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선수들이 제기량을 발휘하기 위해 화이팅하는 모습들이 자주 연출되면서 부상자가 발생됐다. 하루에 한게임도 아닌 네게임씩이나 열리는데도 부상자를 위한 대비가 너무도 열악했다. 간호사인지, 의사인지는 판단하지 못했지만, 의료인력이라고는 단 한사람 뿐이었으며, 앰뷸런스조차도 없었다.
비상사태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문화체육관광부나, 대한야구협회가 정책적으로 개선하고자하는 의지에는 박수를 보낼 일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이러한 열악한 학원스포츠의 현실을 파악해서 기본적인 것은 해놓고 그러한 일을 진행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한다.
| 고교야구, 관중은 없다. |
리그제 도입에 관한 기사를 보면서 앞서 열거했던 문제들을 제외하고,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관심을 가지고 검색을 해보면 알 수 있겠지만, 언제 열리는지도 모르게 치러지는 대회일정보다는 주말리그제로 운영된다면 고교야구 인기 부흥에 조금이나마 플러스요인이 되지 않을까 한다. 그러면서 유입되는 관중수입으로 경기장의 부대시설이 조금씩 개선이 되어지고, 관중이 늘어나면서 예전의 인기도 되찾지 않을까하는 조심스런 예상을 해볼 수 있다. 솔직히 지금은 야구를 진정 좋아하는 일부 야구팬과, 선수들의 가족, 지인을 빼면 관중석을 채우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자기 아들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가족들은 자신들이 준비해온 음료나 음식을 주변 일반 관중에게도 나눠주며 응원을 부탁했다. 내게 음료를 건낸 한 아주머니께서는 후배와 함께 카메라로 연신 사진을 찍어대고 있었던지라, 기자인 줄 알았는지, 이쁘게 찍어달라했다. 포스팅 목적으로 사진을 찍었고, 이쁘게 찍을 것이 아니었는데 좀 죄송스러웠다.
| 고교야구, 희망은 있다. |
그래도, 고교야구의 미래는 희망이 있다. 그래도 중계차가 와서 단 한게임이지만 매일 중계를 해주고 있고, 야구를 사랑하는 관중이 남녀노소할 거 없이 찾아주고 있다. 구도 부산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그렇다.
조금은 미숙하지만, 프로야구 못지않은 파이팅이 있고, 시원하게 뻗어가는 홈런도 있다.
| 고교야구, 재도약하라. |
오랜역사의 고교야구가 매년 2개대회만을 치르고, 지역별 리그제로 운영된다면 아쉬운 대목은 분명히 있다. 8개의 대회(전국체전제외)중, 숫자로만 6개대회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는 것이라 더욱 그렇다. 하지만, 지역별 리그제 도입으로 선수들의 수업 결손을 줄이고, 경기력을 향상시키며, 약팀과 강팀 구분없이 기회가 균등하게 부여된다는 점이 부각될 수 있다. 또한, 이로인해 관중유입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수익증대로 인한 아마야구의 여건들이 재정비되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각 프로야구 구단차원에서도 꿈나무육성 프로젝트로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
재정적인 측면과 장비, 선수육성지원 등은 물론이고, 앞으로는 야구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여건들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한다. 또한, 관계기관은 정책적인 제도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열악한 현장의 현실을 직시하여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한다. 이것이 올림픽 챔피언, WBC 준우승을 이룩한 야구강국 대한민국의 실질적인 뿌리이며,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 끝으로... |
썰렁한 야구장보다, 응원이 넘치는 야구장에서 뛰는 어린 선수들의 화이팅 넘치는 경기를 보고싶은 한 사람이, 정작 그 한 사람뿐만이 아님을 관계자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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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제의 도입으로 단기전에서 발생하는 고교선수(특히 투수)의 혹사를 막고, 선수들의 학업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는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역시 리그제를 실행하려면 경기장의 수가 많아야 할 것입니다. 현재의 야구장 개수로는 프로야구의 시즌 중에 고교야구 시즌을 실행하기 어려운 정도이니까요.
아무래도 고교야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야구의 인기는 좋으나, 프로야구팀이 없거나 자주 가지 못하는 지역에 규모는 작지만(5천석~1만석) 좋은 시설의 야구장을 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마산의 경우, 롯데의 경기가 한 시즌 당 6경기 밖에 없기 때문에 나머지 기간을 고교야구가 메워 주면, 마산의 야구팬들에게 부족한 볼거리를 채워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상, 제 생각을 주절주절 떠들어 보았습니다. ^^;
맞습니다. 문제는 경기장 수입니다. 지역별 리그제니까 더더욱 필요한건 사실이구요. 있다해도 시설이 열악하니 언제 무슨 안전사고가 날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프로야구스케쥴에 맞춰 비워진 야구장을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만, 어린 선수들을 위해 각계각층에서 지원이 이루어져 고교야구 리그 전용구장이라도 생기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
감독,스카우트,기자 외 출.입.금.지.
관중석과 너무나 대조적이라서 아쉬운 모습이네요.
사진도 좋고 내용도 좋네요. 잘 읽었습니다. ^^
저 부스에 있는 사람중, 헤드폰 낀 사람은 방송국 관계자로 보였고, 발을 올리고 있는 사람은 스피드건을 조작하는 거로 봐서 스카우터가 분명했습니다. 머라고 한마디 해주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고교야구가 예전엔 오빠부대도 만들기도 하고...관심도 많아 만원관중일 때가 많았는데
스타급 선수들이 그정도 없어졌다 할까나...대학 농구도 마찬가지 인듯도 하고...
프로 스포츠의 정착 때문일지도 모르겠고...
근데 지역마다 하기엔 팀수도 워낙 작아서...여건이 여의치않으니
일본이 참 부럽기만 합니다.
예전엔 진짜 대박관중이었죠. 고교야구 결승이라도 하는 날이면 동네 전파상앞에 우르르 모였던 적도 있었고..^^
예전에 무릎팍 도사에 나왔던 허구연 해설위원의 말씀이 생각나는군요. 아직도 저런 권위주의땜에 야구발전을 저해한다는 게 참 마음이 아픕니다. 팬들을 위한 배려가 부족해요.
경기장도 부족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나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 안된다 생각을 합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의 정신력과 끈기때문에 나온 결과이지.. 시설이나 투자에 비하면...
아쉽네요.. 앞으론 좀 더 달라지면 참 좋겠어요.
우리 어린 선수들에 비하면 정말 어른들의 사고가 많이 부족한 건 사실입니다. 어떻게 몰라도 저렇게 모를까...사람들이 뻔히 보고 있는데도...게다가 방송캐스터 옆에서...참...
고교 야구 수를 두고도 보통 일본하고 많이 비교를 하는데....그럼에도 대단한 선수를 배출해내는...희한하고 또 놀라운 우리 나라 야구..아니 고교야구입니다~
저도 그게 참 신기합니다. 그래서 더더욱 저 어린선수들이 대단해 보이기만 합니다.
사진 속 코피 흘리는 선수. 이날 경기를 집에서 TV로 보는데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멀리 있어 야구장에 직접 가지는 못하지만 중계방송만이라도 챙겨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교야구는 프로야구와 달리 참 풋풋하고 아기자기한 맛이 있어 좋아하는데 이렇게 열악한 환경 속에서 우리 귀염둥이들이 힘들게 야구를 하고 있다니 다시 한 번 속이 쓰리네요.
아..중계로 보셨군요. 그날 그 사고가 있었던 경기만 중계하고, 중계팀은 철수를 했죠. 그러니까 결국 하이라이트도 제물포고vs포철공고만 했다는 결론이구요.
지역 리그제 그런것도 있군요.
또 하나 배우고갑니다^^
좋은 아침되세요^^
지역리그제로 간다고 하네요. 프로야구도 지역적으로 팬들의 참여가 많은 차이가 있는데, 과연 고교야구는 어떨런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
좀 안타깝네요.
열악한 시설 아래에서 야구에 대한 꿈을 키우는 선수들이 대견하게 느껴집니다.
텅빈 관중석 만큼이나 마음 한 구석이 쓰려 옵니다.
고교 야구 선수들이 힘을 내서 멋지게 성장했으면 좋겠구요.
KBO나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개선을 위해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좋은 글 잘 봤어요~^^
안타깝죠...
문제는 재원이 그나마 넉넉한 KBO는 프로야구만 관장하기에 뒷짐만 지고 있고, 대한야구협회가 아마야구를 관장하고 있으니, 재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 문광부가 지원해주지 않고서는 많이 힘들겁니다. KBO가 꿈나무 육성차원에서 좀 지원해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만, 과연 그게 가능할지도 의문이네요.
엘리트체육으로 발전한 고교야구의 현실상 지역리그제 조금 빡빡할지도 모르겠어요. 물론 그렇기 때문에 야구선수들의 질은 뛰어난 편이지만... 보다 학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입시도 완화하고 진로도 넓혀서 생활체육화 한다면 나중에까지 좀 더 재미있게 응원하고 즐기는 야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 ㅎㅎ 저는 고등학교때 야구부가 있어서 참 재미있었더랬죠.
저는 야구를 잠깐 했던 사람이라 야구에 대한 관심이 무척이나 높습니다만, 외국처럼 학원수업도 등한시하지 않으면서 운동도 열중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정말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군요...
좋아하는 고교야구의 위세가 다시 예전같이 돌아와줬으면 합니다..
네 저도 꼭 그러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