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박 2일 강원도 평창편은 한마디로
'비와의 사투'가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팜스테이를 주제로 국도를 이용하여 강원도 평창까지의 방문이 그 전 주의 테마였다면, 예기치못한 비 때문에 일정을 조정하고, 그 속에서 팀원들끼리 아이디어를 짜내어 진행한
좀비놀이와 결국 그 비를 피하기보다 그 상황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이번주의 테마였을 것입니다.
1박 2일을 보면서 단순히 즐기기만 했나요? 전 그들이 빗속에서 즐기는 모습을 보며 젊은날(?) 20대의 열정으로 빗속에서 즐겼던 예전 생각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답니다. 비에 대한 추억 다들 한가지씩 가지고 있지 않나요?
사실 이번 1박 2일 주제인
팜스테이에 비가 내리는 상황을 보면서 제일 먼저 떠올랐던 것은 대학시절 떠난
여름농활이었답니다. 대학 1학년때는 멋모르고 따라 갔었고, 2학년때는 그때의 기억때문에 다시 찾은
여름농활. 여름농활은 봄, 가을 농활과는 다르게 일정이
9박 10일 정도로 다소 길었답니다. 다소 긴 일정때문에 많은 이들이 고민하는 여름농활,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과외를 하여 한달 용돈을 만들어가던 그 땐 저에게 9박 10일을 단 돈 2만원 정도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참 매력적으로 다가 오더군요. 물론
농촌일을 도운다는 순수한 목적도 있었습니다.
여름농활하면 긴 일정과 함께 여름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주는 그 더위. 그 더위속에서 열흘동안 일해야된다는 것. 그리고 10일을 주 생활권이 아닌 다른 곳에 동떨어져 보내야된다는 점때문에 쉽게 결정을 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니죠. 하지만 그 선택으로 쏟아지는 태양 아래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농촌경험들을 할 수 있고, 어쩜 단순한 일들의 반복인 일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그동안 학교에서와는 다른 9일동안 같이 지냄으로써 알지못했던 친구, 선후배사이의 알게 모르게 피어나는 우정도 매력적인 부분이겠죠. 전 주로
비닐하우스에서 방울토마토 따는 것과 담배 농사 거드는 것을 도왔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여름농활에 있어 기억이 나는 건 한여름철 장마나 태풍등을 통해 알 수 없이 쏟아지는
소나기나 장마로 인해 하루 이틀을 숙소안에서 보내는 등의 비와 관련된 에피소드였습니다.
도시에서 함부로 맞을 수 없는 비를 마음껏 맞으며
서로 봉고차 짐칸에 타겠다고 싸우던 일, 봉고차 짐칸에 서서 비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두 눈 부릅뜨고 대적하던 일, 누가 머라고 할 사람도 없는 그 순간을 즐기기 위해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거나 소리를 치던 순간 하나하나가 기억이 나네요. 일하는 도중에 쏟아지는 소나기는 지루했던 일을 벗어나는 구세주 역할을 하기도 했답니다. 근처 큰 나무 아래서 비를 피하며 새참을 즐기기도 하고, 그 속에서 같이 일 나간 농촌 아저씨와의 담소를 나누기도 했답니다. 그러면서 알게되는 농촌 현실들에 조금은 절망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했답니다.
그로 인해 밥을 잘 남기지 않는 지금의 버릇과 집에 올라오는 다양한 반찬들을 보면서 가끔 생각하는 그들의 땀과 노력이 그때의 기억으로 인해 생긴 것이죠.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고등학교 시절에 기숙사에서
기숙사생들과의 운동입니다. 기숙사 바로 앞에
농구대가 있는 공터가 있었고, 주말마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시작한 농구가 작은 대회가 되었답니다.
그들만의 리그라고 하죠? 서로 마음에 맞는 사람과 팀을 만들고, 1학년, 2학년, 3학년 각자의 계급장(?)을 벗어던지며 승부와 1등을 위해 땀을 흘렸던 그때. 가끔 비가 오면 우리는 망설이기 보다 비때문에 벌어질 수 있는 여러 작은 반란들을 기대하며 진행했었답니다.
그리 자주는 아니었지만 정기적으로 열리는
기숙사 담합대회.
수중 축구 해보셨나요?
수중 축구는 역시나 보는 것보다 직접 뛰는 게 더 재미있죠. 내리는 비가 시원하기도 했었고, 빗속에서, 흙탕물에서 저마다의 개인기와 팀웍을 발휘하며 운동장을 누비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겼던 게 오히려 더 오래 기억으로 남는군요. 오는 길에 비를 맡으며 기숙사로 돌아오다 보면
빗속에 자신의 목적지를 향해 종종걸음으로 걸어가는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만족감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런 것들을 느끼며 비 맞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던 그때가 가끔은 그립기까지 하네요.
이번 1박 2일에서 보여준 그들의 빗속
진흙탕 3종 경기를 보면서 그런 추억들과 겹치게 되더군요.
열정적인 모습으로 보낸 지난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건 당연하죠. 그래서 그런지
그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상황에 웃고 즐기는 내내 그동안 느꼈던 웃음과 다른 웃음으로 제가 그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답니다.
지금은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즐기는 것이 더 좋고, 익숙해져 버렸지만 가끔은 그런 추억을 떠올려 보는 것도 참 좋겠죠? 1박 2일 팀원들이 보여준 빗속에서의 열정은 충분히 박수를 받을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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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비슷한 추억이 있는데요 가끔 도심지에서 벗어나는 것도 좋은것 같아요 꼭 스키장이나 수영장만 가는것보다 뜨거운 여름 맑은날 계곡에서 야영도 해보구 실제로 농가일도 돕다보면 그냥 놀러다녀오는 것 보다 훨씬 뜻깊은 추억으로 다가오거든요,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가끔은 그런 비와의 추억때문에 여행의 즐거움이 더 커지기도 하죠..^^
아무래도 비오는날의 추억이 더 오래 기억에 남죠? ^^
네.. 어떻게 보면 하늘이 준 일상탈피잖아요..ㅋ
저도 비오는 날이 좋아요. 어렸을땐 마냥 싫었는데
점점 감성적이 되어가는걸까요^^;
잘보고갑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
오늘도 하루종일 비가 내리네요.
빗속에서 즐길 수 있는 젊음이 좋다면,
비를 보며 느낄 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네요.
ㄷㄷㄷ 요즘은 핸드폰에 각종 기계들을 소지하고 있어서 비 맞는건 상상도 못한답니다.
뭔가 디지털로 넘어갈수록 자연과 멀어지는 느낌이네요.
그러고 보면 예전 기억들이 있었던 때를 생각해보면 기껏해야 삐삐가 전부였던 기억이 나네요.^^
비라... 아마도 친구 죽었던일...그날 집에 있는데 갑자기 뭔가 사러 가야할일이 나셨는데 (참고로 90년대초반
92년도로 기억됨..당근..핸드폰없던 시절) 비도 많이 오고 천둥번개까지.. 일단 위에 연립쪽으로 해서 내려
가야하는데 연립은 그동네에서 가장 높은 곳... 근데 천둥번개가 치면서 몸에 하얀기운이...정말
소름끼치더군요..그리고 좀 안좋은일이 생길것같다는 느낌.. 근데 그게 현실이 되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5분쯤 있다 친구에게 전화가왔습니다."아무개가 죽었데..." "에이.. 너 장난하냐 ? 장난칠게
있지.." 근데 그렇게 설마설마하는 이야기을 하다가 그 친구가 "내일 병원에게 갈건데 같이가자..용산
중앙대병원알지.. 거기야.." 네.. 맞습니다.. 그 친구는 비내리던날.. 그날 한강에서 투신자살을.....
어제처럼 천둥번개치고 바오는날이면 그날이 문득문득... 정말.. 글로 써서 별로 감흥이 안오겠지만...
정말...무서운 기억으로.... 이런글쓰면 소설쓰냐고 하는분 있는데 정말 있었던일입니다....
개인적으로 비오는날 좋아하는데 그후론 별로....
강호동 몸개그를 보면서 얼마나 웃었던지...
버라이어티~ 정신... 다음편에 외국 친구들이랑 벌일 1박 2일이 너무 기대되요..!!
저도.. 외쿡 아이들편 보고 나서 감상평이나 한번 적어 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