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천, 춘천, 보령, 속초, 강릉.동해.태백.삼척, 군산.김제, 남원, 안동, 대구, 경주, 부산, 진주, 통영, 나주, 목포, 순천, 여수 그리고 제주.
소설가, 시인, 평론가, 인문학자 그리고 의사.
그리고 다큐멘터라 사진가 임재천의 사진들.
도시, 기억, 풍경이 함께 하여 펼쳐 놓는 우리네 도시들 풍경에 관한 20개의 글타래.
이 책 <나의 도시, 당신의 풍경>은 위의 짧은 글로 요약할 수 있을 듯 하다.
내가 이 책을 집어 든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사진가 임재천 때문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드문 다큐멘터리 사진가로서의 삶을 영위하고 있는 그는 우리 나라 곳곳의 도시 풍경들을 8년에 걸쳐 담아 내었다. 그리고 <나의 도시, 당신의 풍경>은 바로 그가 담아 놓은 그 사진들과 각 도시에 관한 기억을 향유하고 있는 필자들이 뭉쳐 새로운 도시의 모습을 그려 놓은 책이다.
우연히 임재천씨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는 자신의 작업의 거의 모든 비중을 국내에 두고 있다고 했다. 사진, 풍경 사진 특히나 다큐멘터리 사진에 있어서는 피사체에 대한 이해가 아주 중요하다고 난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해외 사진 작업은 언어, 문화 등의 가장 기본적인 피사체 이해의 연결 고리들 중 하나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을 위험이 있다. 언어나 문화라는 것이 유일한 이해의 연결 고리는 아닐 수도 있지만 아마 임재천씨가 국내 작업을 중요시하는 데에는 그런 까닭도 있을 것이다. 또 그렇기에 국내에 집중하여 작업하는 그의 우리 나라 사진들이 예사롭지 않을 것임을 미리 짐작해 보기도 한다.
도시의 모습을 이루는 것은 풍경뿐만이 아니다. 책 속에는 한 사람의 기억에서 건져 올려 만들어 낸 새로운 도시의 모습들이 담겨 있다. 한 필자의 말처럼 자신은 그 도시에 관한 기억을 윤색해 내기에 적당한 인물이 아닌데도, 또 그 기억이 우리 앞에 하나의 도시를 그려 낸다. 사람의 기억에서 뽑아내는 도시의 모습. 누군가에게는 자신이 알고 있는 그 도시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개인의 기억 속에 있는 기억들도 결국엔 그 도시 역사의 한 부분이다. 그렇기에 여러 필자들이 자신의 도시에 대해 뱉어낸 기억들은 그만의 가치가 있으며 또한 기억과 시간이 함께 담긴 운치가 있다.
책에 소개된 도시들 중에는 내가 이미 가 본 곳도 있고, 또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곳도 있다. 이미 가 보았던 곳은 왠지 모를 그리움으로 다가 오고, 처음 보는 풍경들은 호기심과 함께 역시 뭔지 모를 아련함이 마음 속에 떠오른다. 아마 책을 보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까 싶다. 그것이 처음 보는 모습이든, 혹은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풍경이든 책 속의 글과 사진에는 보는 이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힘이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사진 설명글에 대한 편집 방식이다. 처음에는 사진들만이 쭉 놓여 있길래 설명이 없는가 보다 생각하고 사진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런데 몇 페이지 뒤에, 그것도 다시 앞페이지로 넘어가 봐야 하는 사진의 설명을 넣어 두었다. 사진 위에 글을 인쇄하는 것을 피하고 싶었던 것이라면 차라리 사진 크기를 좀 줄이더라도 한 페이지에 넣어 두는 것은 어땠을까? 아니면 아예 책 마지막의 촬영 정보 페이지에 사진 설명글도 같이 넣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물론 그래도 사진 위에 글을 섞지 않고 두어 사진만을 온히 감상하기에는 좋았다.
마지막으로 모쪼록 사진가 임재천의 작업들을 오래오래 만나볼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혹여나 떠도는 발걸음 따라 길을 걷기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읽고 새로운 곳으로 떠나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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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통영사진은... 정말 뭔가를 느끼게 해주네요.
흑백이라 시간이 정지된 느낌이 듭니다. 전 칼라세대다 보니 흑백 사진을 보면 묘한 이질감을 느끼며
뭔가 시간의 왜곡을 느끼게 되더라구요.
그 속에서 작은 균열이 발생하고 제겐 저만의 감성으로 그곳을 채워나가 결국은 작가가 의도했던 바와는 다른 방식으로
채색된 사진을 보게되는듯해요.
정말... 바위풀님의 글을 보고 있으면 책을 사고 싶어 진답니다. ㅎㅎ 큰일이에요.
하하, 제가 블루님께 책 지름신을 내리고 있는 것인가요?
언어, 문화 등의 가장 기본적인 피사체 이해의 연결 고리들 중 하나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을 위험..!
이라는 말 크게 와 닿네요...!!
저도.. 이곳을 소개하면서 제 개인적인 생각과 객관적인 입장들의 비율을 고려하여 글을 쓰려고 하지만..
글에 모든 것을 녹아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요... 지극히 주관적으로 변해 버리는 그런...
그런 면에서는 자국의 사진을 담아내는 작가들은... 사진속에서 느끼고 공감하고 이해까지 할수 있어 더욱 멋진 사진을 만들어 내는것 같습니다..
아.. 또 공부 열심히 해야 겠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네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쿄님의 글들도 잘 보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