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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원의 행복 만들기. 생일을 맞이한 아내에게...

감성미디어/일상다반사 | 2009/04/17 18:40 |


아내의 생일 후기...  

이번 주 월요일 아침에 출근을 하면서 아내에게 줄 마지막 선물 편지를 신발장 선반위에 두고 나오며 아내의 생일 기념 이벤트가 모두 종료하였습니다. 편지는 다소 의외라고 하더군요. 물론 아내의 생일 당일에 주는 게 맞았으나 생일 전후에 제가 비염약을 먹어 약기운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고, 편지를 쓸 시간을 가지지 못했답니다. 그런데 장모님께 드릴 용돈을 펜시편지봉투에 넣어두었는데 그걸 아내가 보고는 자기것인줄 알고 입가에 미소를 짓더군요. "니꺼 아냐." 순간 넘어갔는데 그 아내의 미소가 잊혀지지 않아서 어떻게든 꼭 줘야겠다는 다짐을 했었습니다.


일요일 밤 잠을 설쳐가며 편지를 쓰고 먼저 출근하는 제가 신발장 선반위에 두고, 나중에 출근한는 아내가 보게끔 만들었죠. 출근하는 길에 '고맙고, 내년에도 부탁해'라는 문자에 다시금 잘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내는 제가 준비한 생일 선물 중 어떤게 가장 마음에 들어했을까요? 문자를 보내봅니다.

'머가 제일 마음에 들었어?'
'거실에 있는 거랑 편지'


편지는 그 미소때문에 받으면 좋아할 거라 생각을 해었는데... 거실에 있는 건 정말 의외더군요. 더군다나 처음도 아니었는데. 금요일 밤 이후 거실에서 아내의 생일 이벤트 흔적이 남아 있는 걸 매일같이 보곤 합니다.

"이거 치울까?"
"아니 이거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져."
"그럼 언제 치워?"
"대청소 할 때까지?"



3천원의 행복?  

이른바 '3천원의 행복'인가요? 생각했던 것보다 아내가 좋아하고 계속 두길 원해서 준비한 저로서도 기분이 좋았던 그것은 다름 아닌 촛불이었습니다. 저또한 생각했던 이상의 반응을 보여준 아내에게 다시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네요. 그리고 확실히 그런 반응이 새로운 이벤트를 준비하게 되는 에너지가 된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되었답니다.




원인제공...  

작년 12월, 열흘 정도의 휴가를 내어 고향 거제도를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부모님께 손자를 보여주기 위해서였죠. 올라오는 길에 제 가장 친한 친구가 사는 울산 신혼집을 잠깐 들르게 되었습니다. 역시나 친구에게 준석이를 보여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친구네 집을 들어서는 데 왠 색종이들이 방바닥에 붙여져 있더군요. 친구가 친구의 아내에게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깜짝 이벤트를 한 모양입니다.

친구의 아내는 그게 좋았던지 시간이 흘렀음에도 떼지 않고 놓아둔 모양입니다. 사실 그렇긴 하죠. 그녀석도 그렇게 이벤트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아무튼 보기 좋아보였습니다. 올라오는 길에 아내가 그러더군요. 그런 작은 이벤트에도 친구에게 남편 자랑을 하고 싶었던 친구 아내의 모습이 귀여워보였다고 말이죠.

'그래? 그럼 나도 저거랑 비슷한 거 다음에 해줄게. 조금만 기다려'라고 마음을 먹었는데 기회가 없었네요.

촛불이벤트 마음 먹다.  


출퇴근길에 '나는펫'이란 케이블TV 프로그램을 종종 다운 받아서 보곤 합니다. 결혼이란 주제와 주인과 펫이라는 주제의 차이가 있을 뿐 '우리결혼했어요'와 별반 다른 것이 없더군요. 연출이든 실제이든 나름대로 공영파보다 좀 더 솔직하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거기에 빠져 시즌 1부터 시작해서 시즌 5까지 열심히 보았습니다. 여러 다양한 상황에서 갖가지 이벤트를 준비하는 펫(?)의 노력을 보며 반성도 좀 했습니다. 물론 그 중 몇개는 다음 이벤트때 써먹어야겠다고 생각한 것들도 있습니다.

한참을 재미나게 보고 있었는데 시즌 5에서 정가은, 임동균 커플 이야기가 제 눈을 끌더군요. 임동균이 빼배로데이를 맞이해서 정가은에게 특별한 이벤트를 하는 상황이었는데. 그 준비 상황이 너무 예뻤습니다. 한동안 잠자고 있던 저의 이벤트 욕구를 발동 시켰다고 할까요?


물론 저라고 그 촛불 이벤트를 안 해 본 게 아니었습니다. 아내와 사귄 다음 해 아내의 생일때 저도 그런 준비를 했었죠. 근데 그때 아내와 약간의 다툼이 있어서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모든 준비를 마치고 아내를 데리러 갔던 게 문제였답니다. 화해를 하고 제 원룸에 데려와 준비해놓은 초들에 불만 붙이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벽보게 만들고 눈 감고 있으라고 했는데 왜 그렇게 불 붙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을까요? 기다리다 못해 아내가 뒤돌아서며 '머야~~~!!' 그랬습니다. 헉. 아직 다 켜지 않은 양초들. 그러면서 다소 싱겁게 끝나버린 첫 촛불 이벤트의 기억.


준비...  

준비를 하기로 결정은 했지만 마음이 편하지는 않더군요. 이전의 실패가 마음에 걸렸습니다. 나름대로 의미는 있었으나 개인적으로 그 이벤트가 실패로 끝났다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물론 아내의 표정변화로 판단한 겁니다. 어짜피 올라가면 처가집 식구들이랑 같이 케익 이벤트를 하는데. 다시 망설입니다. 계속 망설이다가 이번에는 잘해보자는 마음으로 가닥을 잡습니다. 처가집가기 전에 둘이서 좀 더 특별한 시간을 가져보자라고 생각한거죠. 
 
금요일. 조금은 일찍 퇴근을 해서 집 근처 마트에 들렀습니다. 조금 비싼 와인도 사고, 조그마한 케익도 하나 샀습니다. 그리고 천원 샵에 들려서 양초들을 샀습니다. 생각보다 저렴하더군요. 천원에 12개. 그럼 3묶음 정도면 될 것 같았습니다. 모든 이벤트 준비는 끝.

조그마한 상을 준비하고, 케익을 올려놓고, 초도 꽂았습니다. 진열장에 놓여있는 와인잔을 꺼내 물로 헹구고, 상위에 놓았습니다. 마트에서 와인과 같이 산 안주들도 접시에 나름 정성스럽게 배열해보았습니다. 치즈와 스푼도 준비. 이젠 하트 촛불들만 만들면 되나?

오랜만에 하트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더구다나 제가 좀 적게 산 것 같은 느낌. 36개를 어떻게 배열할까 고민하고, 시간은 가고. 결국 하트 만드는 것에 24개. 아내의 이름 이니셜 만드는 데 12개를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제는 아내를 데리러 가야되는데. 아내의 직장을 가려면 15분, 다시 돌아오면 15분. 30분 정도 걸립니다. 이전에도 혹시나 불날까봐 촛불을 붙이지 않고 갔었는데. 이 촛불들을 믿어보기로 하고 전 과감하게 불을 붙입니다. 나름 멋지게 타오르는 촛불들. 나와 아내가 돌아올때까지 무사히 켜져 있으면 정말 좋겠다.

아내를 데리고 온 시간들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네요. 옆에서 뭐라고 말하고 있는 아내에겐 미안했지만 마음속엔 계속 촛불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혹시 바람이 불면 어떻하나? 바닥에 불이 퍼지면. 생각하기도 싫지만 혹시 모르는 상황. 멀리 보이는 우리집. 제일먼저 확인합니다. 불에 타고 있지는 않더군요. 좋아. 오케이.

이제는 아내가 들어가서 놀라기만 하면 되겠죠?


괜한 걱정을 했나봅니다. 아내가 문을 여는 순간 제가 나가기전의 모습으로 촛불들이 이쁘게 타고 있었답니다. 아내의 감동은 이어지고. 입가에 미소가 잔잔히 흐르네요. 전 그 미소때문에 이벤트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하트 옆에 준비되어진 생일상에 앉아 케익에 촛불을 켜고 노래를 부르고, 케익커팅을 하고 와인을 마셨습니다. 기분 좋다며 연신 "사랑해"를 연발하시는 우리 아내. 저도 같이 와인을 한 잔 했으면 좋았을텐데. 물론 운전때문에 마시지못했네요. 아내 혼자 와인을 2/3이나 마시네요. 아~~ 부러워. 자긴 올라가는 차안에서 자면 된다나?

여자의 마음을 흔드는 건, 감동시키는 건 생각보다 작은 것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연애에 있어서 늘 강조되는 일반적인 상식(?). 큰 이벤트보다 좀 더 세심하고 작은 이벤트들을 적절하게 해주는 게 더 좋다는 그런 상식(?). 결혼해서도 그러한 상식은 계속 되나 봅니다. 아내가 다른 선물들보다 제 정성이 들어간 편지나 촛불 등에 감동을 받는 걸 보면 말이죠.

이벤트를 생각하시는 분들. 언제 한번 마트에 가게 되면 양초를 챙겨보는 건 어떨까요? 이벤트하면 으례 자주 나오는 이런 촛불 이벤트가 식상할 수도 있겠지만 그 어떠한 선물보다 아내의 마음을 움직이는 아름다운 미소를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이 될지 다음주가 될지 언젠가 치워질 거실의 양초들. 그걸 바라보는 그녀의 얼굴에 기분 좋은 미소가 점점 약해질때가 오겠죠? 다음에는 어떤 이벤트로 그녀의 마음을 감동시켜야할지 조금 걱정이 됩니다. 다른 멋진 이벤트 있으시면 가르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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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부부싸움 후, 화해하는 법! 아내를 위한 생일선물

    Tracked from 정철상의 "커리어노트" 2009/04/18 06:58  삭제

    아내 생일날 동영상으로 화면을 잡아봤습니다. 100% 행복하다는 그녀의 말에 저 역시도 행복감이 더 느껴졌습니다^^ 사실 생일선물하나 미리 준비해 두질 못해 미안했거든요-_-;;; 사실 다퉈서 며칠 이야기도 안 했거든요-_-;;; 블로그로 선물을 줄까하오니 재밌게 봐주시고, 행복하게 보이시면 댓글로 선물하나 남겨주시와용^^*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서로 아껴주는 것이 우리가 꿈꾸는 행복이 아닐까요. 작은 것에 행복해하는 아내의 미소를 보며, 제가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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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17 18: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 입니다

  2. BlogIcon 라이너스™ 2009/04/17 18: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야~ 정말 그 정성이 대단하십니다^^
    저도 한번 해보고싶어요.^^

  3. BlogIcon 함차 2009/04/17 19: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단..촛불 이벤트 너무 좋네요..가격이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 BlogIcon 포코윙 2009/04/17 23:44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 촛불 자체로 하게 되면 나름 촛불이 많아야겠지만..

      이렇게 저녁과 함께 준비하는 거면 비용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아요. ㅋ

  4. 이근숙 2009/04/18 10: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으로 부럽습니다,,,,,,예쁘게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가 좋네요,,,,,신랑이 가정교육을 잘 받았나봐요

    • BlogIcon 포코윙 2009/04/18 10:17  댓글주소  수정/삭제

      컥... 가정교육...

      그냥.. 평소 즐겨보는 프로에서 저에게 무언가를 하게 만들었다고 할까요.

      결혼하고 나서는 이벤트를 몸소 진행하기까지 참 많은 결심을 하게 만듭니다. 예전과 다르죠.

      그러면 안되는데... 반성 중~~ ㅋ

  5. 이어달리기 2009/04/18 11: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먼저글을 쓰실때쯤 저도 생일이었는데 괜히 신랑에게 심술이 나더라고요..ㅎㅎ
    님이 부인을 위해 준비하시는것을 보니 넘 부러웠었나봐요.
    저희 신랑은 이런 이벤트는 없었지만 새벽에 출근하는 날이었는데
    미역국을 끓여놓고 갔더라고요..(살짝 자랑중~~ㅋ)
    암튼 너무 예쁘게 사시는것 같아 부러워요..

    • BlogIcon 포코윙 2009/04/18 12:54  댓글주소  수정/삭제

      ㅋㅋㅋ 저도 부러운데요.

      전 다른 건 다하는데 요리를 못해요. ㅋㅋㅋ 미역국 좋으셨겠어요.

      전 내년에 써먹을까 하는데.. 괜찮을라나? ㅋ

  6. 2009/04/18 14: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 입니다

  7. 다운 2009/04/18 21: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겠다.........부럽다..............

  8. BlogIcon 검도쉐프 2009/04/19 00: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생일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 남편에게 부담을 팍팍 주시네요.
    결혼기념일때 아내의 이벤트 압박이 장난이 아닐듯 합니다. ㅠ,ㅠ

  9. BlogIcon Angel Maker 2009/04/19 12: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니 이 무슨 염장 포스팅이란 말입니까.
    솔로들은 온몸이 오그라들것이고 커플들 특히 함께 이포스팅을 보고잇다면 남자들은 휴 ㅋㅋㅋ
    너무 부러워서 죽겠습니다.
    두분의 알콩달콩 사랑이 정말 부러워요~ ^^

  10. ozaki 2009/04/20 03: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미소가 사람의 마음을 다 녹이네여.ㅎㅎ 얼른 결혼하고 싶다.ㅋㅋㅋ

  11. BlogIcon 니나브리사 2009/04/20 07: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큭....포코윙님같은 남편을 만나야할텐데,,,,

    라고생각하는 미혼녀입니다.==b

    • BlogIcon 포코윙 2009/04/20 09:30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 좋은 남편 축에도 속하지 못하는...(아내의 말입니다..^^)

      이벤트도 뭐.. 오랜만에 한 거 가지고 생색낸다는..(역시 아내의 말입니다..ㅋㅋ)

  12. BlogIcon 빛이드는창 2009/04/20 10: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동의 멋진 이벤트네요^^
    따라 하고픈 맘이 듭니다.

    • BlogIcon 포코윙 2009/04/20 19:34  댓글주소  수정/삭제

      ㅋㅋㅋ 간단하면서도 막상 하기가 좀 망설여지는 그런 이벤트이긴 하죠.. ㅋㅋㅋ

      얼른 마트로 가보세요.. 하하..

  13. 2009/04/20 15: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 입니다

  14. BlogIcon TCssun 2009/04/20 22: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귀엽고 로맨틱한 남편분이시네요.^^
    저렴하지만 마음만은 정말 고급인 좋은 이벤트입니다..

  15. BlogIcon 소중한시간 2009/04/22 10: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저도 식상한 선물등 보다는 이벤트를 한번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애할때의 모습이라면 이벤트도 준비도 잘 했을거 같은데 결혼하고 살다보니
    이벤트라는것에 둔해진것만 같네요 ^^;
    감사합니다!

  16. 2009/04/24 00: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 입니다

    • BlogIcon 포코윙 2009/04/24 08:45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궁... 저런...

      근데.. 저희 아내도.. 그렇게 다른 사람들한테 좋은 말은 안 하던데요..ㅋㅋ

      저희 아내도 가끔 저에게 경각심을 일으키려 소주에 라면국물을 먹기도 한답니다.

      그땐 제가 멀 잘못했나 고민하는...